공포 영화를 보는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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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다리에 이르렀어요.

눈을 꼭 감아야겠어요.

다리를 건널 때는 늘 무서워요.

한가운데쯤 갔을 때 다리가 잭나이프처럼 접혀 그 사이에 끼여버리지 않을까 생각되거든요.

그래서 눈을 감아요.

그래도 한가운데쯤에 이르면 꼭 눈을 떠보지요.

다리가 정말로 접힌다면 그 모습을 보고 싶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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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던 부분이다.

다리가 잭나이프처럼 접힌다는 상상도 신기했지만, 더 신기한 것은 그 장면을 보고 싶어 꼭 눈을 떠본다는 대목.

무서운 영화를 싫어하지만, 일단 본다면 모든 장면을 빠짐없이 보고야 말겠다는 나의 고집과 비슷했다.

 

영화관에서 공포 영화를 보면, 늘 무시무시한 사운드와 깜짝 놀라게 하는 귀신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더운 여름이 오면 공포 영화가 하나둘씩 개봉하고.. 하나 정도는 끌리기 마련.

영화가 시작되기 전 의기양양했던 나의 모습을 뒤로하고, 왜 이걸 돈 주고 보고 있나 후회막심의 연속이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 하이라이트 장면이라고 불리는 공포스러운 씬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 장면을 피하게 되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는 셈이고, 결국 2% 부족한 찝찝한 마음이 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돈을 지불했으니 100% 다 보고야 말겠다는 심리... ㅎㅎ

그 이상한 마음이 앤이 다리 잭나이프처럼 접히는 다리의 모습을 보겠다는 마음과 일맥상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