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 연애와 사랑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 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

낙타와 펭귄같이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주고받는 서른세 번의 교환일기.

이 포스팅에서는 '연애', '사랑', '속고 속이기',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 '용기'에 대한 두 사람의 이야기와 그것에 공감하는 제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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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좋은 연애, 나쁜 연애로 가르는 것에도 갸우뚱하게 돼. 삐딱한 나는 이런 생각을 해. '흥, 연애에 좋고 나쁘고가 어딨어. 그냥 연애 중에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는 거지.'"

 

좋은 연애와 나쁜 연애를 구분 짓지 말자.

저는 이제껏 연애하고 이별하면서 좋았던 연애와 나빴던 연애를 구분 짓고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 이별을 하고 나면 그 연애는 '나쁜 연애' 카테고리로 이동합니다.

저 나름대로 이번 이별을 정당화시키며, 다음 연애는 '좋은 연애'이기를 바라곤 했지요.

하지만 늘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모든 이별이 있었던 연애는 결국 '나쁜 연애'가 되어버리고, 나는 '나쁜 연애'만 해왔던 사람이 돼버립니다.

어쩐지 슬픕니다... ㅠㅠ

이제부터 좋았던 연애, 나빴던 연애의 기준을 지워버리고, 그 연애를 하는 동안 좋았던 순간, 나빴던 순간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나와 이별한 그 사람 자체를 부정하지 말고, 좋았던 순간과 나빴던 순간을 함께 공유했던 그때 그 사람으로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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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 나에게 유리하거나 유익한, 절대 상처 줄 일이 없는, 그런 '좋은 연애'를 구하고 있는 사람에겐 '사랑에 푹 빠져버리는 사고'는 아마도 일어나지 않을 거다."

 

 

'사랑에 푹 빠져버리는 사고'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매번 사랑을 할 때마다 항상 내 생각대로 흘러가기를 바라고, 나에게 상처가 될 것 같으면 서둘러 도망치기 바빴습니다.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하지 않고, 내가 사랑받는 그 느낌이 좋아서 연애를 시작한 것일까요.

이기적인 사랑을 하면서 조금만 불리해지면 나를 지키는 방어책으로 이별을 고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랑과 이별 때문에 극심한 고통을 겪은 적은 없습니다.

동시에 '사랑에 푹 빠져버리는 사고'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게 되었습니다.

이기심을 내려놓고 저도 사랑의 모험을 떠나야 하나 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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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더욱더 가증스럽게 사람들을 속이고 싶은 마음에, 시중에 나와 있는 글쓰기 교재들을 엄청 열심히 기웃거리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활자를 휘두르는 훌륭한 마술사가 될 수 있을까."

 

더욱더 가증스럽게 사람들을 속이고 싶다니!

책을 읽다 보면 요조의 생각과 그것을 표현해내는 단어나 문장에 깜짝깜짝 놀란답니다.

모든 것에 너무나 쉽게 속아 넘어가는 저로써는 요조가 휘두르는 활자에 모두 속고 싶습니다.

적당한 의심과 나의 판단도 필요하지만, 가끔은 정말 순수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속아 넘어가고 싶어요.

저의 이런 면은 특히 영화를 볼 때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감독이 의도한 대로 휘둘리며 다 속아 넘어가 주니, 저에게 있어 그 영화는 100% 성공한 것이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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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네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과 무언가를 판단(비판)하는 사람,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어느 쪽을 선택하겠냐고. 그럼 가만히 생각해보다가 다들 이렇게 대답하더라? 억울하게 욕먹는 한이 있더라도,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혹여나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비판도 능히 견뎌내야 하고요.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에다 이러쿵저러쿵 비판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훗날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를 되돌아봤을 때 후회가 없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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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해왔던 자신의 일을 돌연 그만두고 다른 것에 도전하는 것만 용기가 아니라, 여태 해오던 일을 앞으로도, 가능한 오래, 변함없이 지속하기 위해 자신의 일상을 재조정하는 것도 정말 큰 결단의 태도인 것 같아요. 말하자면 자신의 현실적인 한계를 직시하는 용기인 것이죠."

 

되돌아보면, 저는 항상 새로운 무엇인가를 쉽게 시작하고 그것을 용기라고 일컬어 왔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일 중에서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는 것들은 몇 없는데 말이죠...

지금도 사실 허무맹랑한 꿈을 꾸며 '일상은 지루해!', '무언가 새로운 것이 필요해!'를 외치며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어요.

자신이 지금껏 일구어왔던 것들이 더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게 꾸준히 잘 가꾸는 것도 용기입니다.

그 열매를 맛보기도 전에 계속 새로운 씨앗만 심는다면, 결국 어느것하나 소중하게 지키지 못하겠지요!

무조건 새롭고 신선한 일만 찾아다니지 말 것, 그리고 쉽게 포기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