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북드라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사랑에 관한 시 북리뷰&북액션

매번 북 드라마 책을 보면 처음에 그 두께에 놀라 멈칫...! 하게 되는데요,

이번엔 얇고 예쁘고 술술 읽히는 시집을 읽게 되었어요~

무언가 쉬어가는 타임 같은 느낌적인 느낌!!

 

이정하 님의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온전히 나를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예쁘고 감동적인 시가 적힌 표지 ㅠㅠ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울지 마라 그대여

네 눈물 몇 방울에도 나는 빠져 죽는다

 

가끔은 내가 슬퍼서 우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눈물을 보고 더 감정이 격해지는 때가 있어요.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의 경우 그들이 눈물을 보이면 제 가슴이 더 아파지곤 해요.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길이었다'라는 시가 있어. 나희덕 시인의 '푸른 밤'에 나오는 구절이야. 그래 맞아. 세상에 나 있는 수없이 많은 길 중에서 어느 한 길도 너를 향하지 않은 길은 없어.

 

한 친구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던 일이 떠오릅니다.

알쏭달쏭한 그의 마음에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고 결국 '난 그를 좋아하는 게 아니야'라고 최면을 걸어보기도 했습니다.

일부러 연락을 피하고 멀리하려고해도 온 신경은 아직 그를 향해 있었습니다.

짧은 교제의 기간, 그리고 헤어짐.

나를 위한 일이었다고 스스로 다독여보았지만 이후 몇 년은 더 그를 향해 있었던 제 마음을 확인하는 길이었죠.

 

사랑한다는 것은 어쩌면 두 사람이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데 동의하는 일이야. 내가 가져야 할 것과 내가 가져선 안 되는 것 사이의 간격을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 그래서 사랑은 안타까운 일인지도 모르겠어. 가져선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 자꾸만 그쪽으로 마음이 기웃거려지는. 꼭 그 간격만큼 슬픈...

 

'사랑엔 일정한 간격이 필요하다' 늘 들어왔고 머리로는 이해 가능한 말이지만 늘 서투른 부분입니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에 상대의 모든 것을 알고싶고 모든 순간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그것은 집착...ㅠㅠ!!

집착(?)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마다 저는 제 일에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그에게서부터 제 온 신경을 다~~~ 가져올 수는 없겠지만, 일부는 제 자신에게로 돌려놓아야지요. (억지로라도)

 

진정한 사랑은 잃게 되는 법이 없어.

애초부터 상대의 보답을 바라지 않았기에 잃어버릴 것이 없기 때문이지. 그러나 흥정을 바라는 사랑은 그렇지 않아. 내가 이만큼 주었으므로 이만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까닭에 기대한 만큼의 보답을 못 받게 되면 사랑을 잃어버렸다고 한탄하게 돼.

 

음... 이 구절을 읽으면서 저는 '아, 난 아직까지 진정한(?) 사랑을 해보지 못했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항상 내가 준 것과 내가 받은 것 사이에서 이것저것 비교하고 재면서 사랑을 해왔어요.

사랑을 끝낼때도 계산적으로, 내가 손해보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정리했고, 그래서 지금까지 사랑에 있어서 큰 타격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미성숙하고 어린애 같은 사랑을 해왔던 것 같아요.

 

너에 대한 확신이 없음으로 해서 나 스스로 만들어 놓은 장애물.

 

실제로 사랑이라는 노정에는 타인이 만들어 놓은 장애물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해. 그 대부분이 자신이 상처 받기 두려운 나머지 스스로 금을 그어 놓은 자기변명이기 십상이야. 그래서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해.

 

저도 확신이 없으면 사랑을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조금 안 좋은 표현지만, 저는 연애에 있어서 늘 '갑'의 위치에서 시작하고 싶어했습니다.

나의 위치가 흔들린다 싶으면 온갖 자기변명과 위로를 하며 결국 이별을 고하는 쪽이었고요.

제게 두 번, 세 번 고백을 했던 친구들, 헤어지자고 했을 때 망설임 없이 붙잡던 친구들...,

그들의 용기가 저의 이기적인 마음보다 백 배 천 배 낫습니다.

 

물은 물고기가 없어도 아무렇지 않게 흘러갈 수 있지만 물고기는 물이 없이 한시도 살아갈 수 없음을. 당신은 대수롭지 않겠지만 나는 그럴 수 없는 그 차이가 내 슬픔의 시작인 것을.

 

세상 모든 사랑이 다 주는 만큼 돌아오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공평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ㅠㅠ~

부모 자식 간의 사랑도 마찬가지라고 들었어요.

저는 아직 자식이 없지만, 제가 부모님을 사랑하는 정도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식을 사랑하게 된다고 하네요..ㅎㅎ

 

'혼자'하는 것을 강하게 느낀다는 것은 마음속으로 누군가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외롭다는 것은 혼자이기 때문이 아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그 사람과 같이 있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사실 외로운 것이 아닐까?

 

이 부분을 잃고 이 순간 사무치게 보고 싶었던 한 사람이 떠올라 눈물이 날뻔했습니다! ㅠㅠ

비록 제 일시적이고 변덕스러운 이기적인 마음을 달래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할지라도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저는 꽤나 자존심이 있어서 혼자 마음속으로 삭히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결국 눈물이 났네요.

그 사람과의 추억이 있기에 이 외로움도 있는 것이겠죠 ㅠㅠ

선과 악이 동시에 태어나듯, 외로움도 혼자 스스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 거예요.

 

 

[Book Action]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를 읽고 나만의 에필로그 작성하기

 

고슴도치의 사랑을 읽고,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상처만 생기는 사랑.

제가 지금 하는 '사랑' 비슷한 행동들이 딱 그 짝입니다.

첫 단추부터 잘 못 채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랑'이라고 표현하기도 싫습니다.

모든 단추들이 다 채워지고 나면 결국 남는 단추 하나가 외롭게 혼자 흔들릴 테고, 저는 그 상황을 감당할 수 없겠지요..?

처음엔 서로 가볍게, 서로의 일상을 지키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는데 역시 만나온 시간과 정은 무시 못하나 봅니다... ㅠㅠ

점점 서로의 삶에 관여하고, 더 많은 것을 오픈하게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에 상대에게 실망하기를 반복. (어쩌면 혼자 하는 실망일지도 모르지만)

고슴도치 두 마리처럼 서로의 가시가 아프게 상대방을 찌를 정도로 가까워진 것일까요?

그에게 의지하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아야겠습니다.

어린아이처럼 그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하고 싶지만, 이후 후폭풍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요 ㅠ_ㅠ

I love you, but I love me more.

나를 먼저 사랑하고 그로부터 나오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상대방을 사랑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