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발견(Educated)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독실한 모르몬교 신앙을 가진 아버지의 영향으로 10년 넘게 공교육을 받지 못한 채 자란 타라.

그녀가 대학에 입학하고 성장해 나가면서 배움에 대한 발견을 해나가는 책입니다.

꽤 두꺼운 책이라서 읽는데만 일주일이 꼬박 걸렸네요.

인상 깊었던 부분에 제 생각을 더해서 리뷰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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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나는 나 스스로를 부서뜨릴 수 없는 돌과 같은 존재로 보게 됐다. 그런 다음에야 나는 나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고 그 경험이 내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오빠는 내게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내게 영향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육체척, 정신적 학대를 받은 어린 소녀의 기억.

충분히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는 경험인데 어째서 그 경험이 그녀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나 자신을 내 안에서 비워내고 사건을 대하면, 그것을 통제하는 것이 자기 자신이 되다는 의미일까요?

아직 어린 소녀였던 타라가 과거를 규정하면서 그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아직까지 고통스러웠던 진실을 외면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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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은 부러질 수 없기 때문에 부러지지 않았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엑스레이 뿐이었다. 따라서 엑스레이를 찍으면 내 발가락이 부러질 것이다."

 

이미 그녀도 발가락이 부러진 것을 알고 있었을테지만, 고집을 부려 끝내 엑스레이를 찍지 않는 모습.

우리는 모두 이와 비슷한 자신만의 고집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저만 하더라도 무언가에 깊이 빠져버리면, 그 외의 것들, 그러니까 제가 맹신하는 것을 비난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귀를 닫아버리죠.

마치 그 곳의 소리를 들으면, 제가 믿고 있는 것들이 부정당하기라도 하는 것처럼요.

믿고 있는 것을 부정당하고, 그것으로부터 오는 상실감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에 진실을 외면하는 나의 모습을 뒤돌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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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가 다른 방법으로 의사 표현을 했다면, 더 차분히 말을 했다면 오빠가 멈췄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나는 그것을 스스로 믿을 때까지 일기장에 그렇게 써 내려갔다.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나도 그 사실을 믿고 싶었기 때문이다."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인간.

그 반대의 길을 걸을 경우, 감당해야할 마음의 짐이 너무 무겁기에,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버립니다.

그것이 잠깐 진실을 외면하고 편한 숨을 돌릴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진실을 외면한 채 지금 당장 편하게만 생각하고 행동한 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그런 방식으로 100% 설득시키지 못한다면 결국 진실의 불편함이 고개를 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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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잘못이라는 결론은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그렇게 믿으면 상황을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트러블이 있었을 때, 무조건 내 잘못인 것 같고, 내가 작아지는 느낌을 받은 적이 많습니다.

상대방이나 상황에 화내지 못하고, 그 비난의 화살을 나에게 먼저 돌리는 것이지요.

이런 패턴이 계속 반복되면 결국 자존감이 많이 낮아지는 것 같아요.

타라의 말을 빌리자면, 무조건 상황을 통제하려고 하지 말고 통제 불능한 상황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바람직할까요.

통제불능의 상황 속에서 오히려 나 자신을 자유롭게 놓아줄 수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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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일기장을 다시 가져다가 그때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기록한 것이다. 다른 기록처럼 애매하고 그림자 같은 표현을 쓰지 않았다. 암시나 은유 뒤에 숨지 않았다."

 

벌거벗은 진실.

마주하기 두려운 진실일지라도 언젠가 마주해야 한다면 그땐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달콤하고 듣기 좋은 거짓말 속에 숨은 가시가 박힌 진실을 보아야겠습니다.

벌거숭이 진실에 한 대 크게 맞고 나면 얼얼하고 아프겠지만, 결국 언젠가 맞게 될 매라면 조금이라도 어릴 때 맞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