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YU 글쓰기] 기승전결로 목차 구성하기

최근 부담 없이 듣기 시작한 고미숙 작가님의 삶의 바꾸는 글쓰기 강의, 그리고 과제들.

이번 3강에서는 '기승전결'로 목차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서 강의해주셨어요.

기승전결을 쉽게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생각하면 쉽다고 하시면서요.

봄에 속하는 '기'에는 글쓰기에 필요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여름에 속하는 '승'에서는 그 아이디어를 글로 펼쳐나갑니다.

그리고 가을에 속하는 '전'에서는 그 전개와 주제에 환기를 시켜주고요.

마지막으로 겨울에 속하는 '결'에서는 이야기를 열린 결말로 마무리해주면 좋다고 해요.

 

강의를 들으면서 어떤 주제를 가지고 글을 적어볼까 고민에 고민을 반복했습니다.

지난 1강과 2강에서 과제를 수행했던 주제와는 다르게 적고 싶었거든요.

그러면서 떠오른 주제 하나, 바로 미니멀리즘과 저의 작지만 귀여운 깨달음입니다.

 

2016년 여름, 저는 제 인생을 바꾸어준 책 하나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일본 작가가 쓴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 베스트 샐러에 오른 뒤 한참 후에 읽게 된 것이죠.

이제까지는 물건을 사서 모으는 것에 행복을 느꼈던 제가 이 책을 읽고 큰 충격과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내 소중한 돈과 공간들을 쓸데없는 물건을 사 모으는데 쓰고 있었구나... 하면서 말이에요.

꽤나 충동적인 저는 그 책을 다 읽자마자 제 레이더망에 걸리는 모든 물건을 처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옷과 책, 화장품 그리고 자잘한 모든 물건들... 팔아치우거나, 주군가에게 주거나, 그냥 버리거나 하면서 후련함과 개운함을 느꼈습니다.

눈에 보이는 큰 물건들을 해치우고 나니 집이라는 공간이 확 트임을 느꼈습니다.

사실은 그 커다랗던 공간을 물건들이 다 차지하고 있었다니... 이제는 그 빈 공간과 마주하며 한껏 뿌듯한 마음을 즐기곤 했습니다.

물건을 버리고 자칭 미니멀리스트가 되면서 돈도 많이 아끼게 되었고, 물건을 살 때 수십만 번 고민 후 결정을 내리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이 습관들은 큰 물건을 대할 때뿐만이 아니라, 사실은 공간을 별로 차지하지 않는 작은 물건들을 살 때도 절 따라다녔는데요.

필통에 있는 필기구들이 바로 그것들입니다.

필통은 이미 제일 작은 사이즈로 바꾼 지 오래, 이제는 그 작은 사이즈 안에 필요한 모든 필기구를 넣어야 합니다.

샤프 한 자루와 지우개, 그리고 형광펜을 넣은 후, 검은색, 파란색, 빨간색 펜들을 하나씩 넣고 보니 조금은 빵빵한 필통이 되었습니다.

한창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던 시절, 더 이상 뺄 수 있는 펜이 없는데... 어떻게든 공간을 만들어보고자 필기구를 눈 앞에 두고 끙끙거리며 귀여운 고민들을 펼쳐나갔습니다.

그때, 아! 하면서 "검정, 파랑, 빨강 펜들을 각각 하나씩 들고 다니지 말고 삼색 볼펜을 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럼 최소한 펜 2개 정도의 공간을 절약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바로 문구점으로 달려가 계속해서 리필 가능한 3색 볼펜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곧장 3색 볼펜에 들어가는 리필 볼펜 심지가 얼마나 얇은지에 대해, 그리고 그것에 비해 가격이 얼마나 높은가에 절망하고 말았습니다..ㅠㅠ

아니 어떻게 3색 볼펜이 되면서, 양에 비해 가격이 더 비싸지는 것인지...

지금 있는 볼펜 대신 3색 볼펜을 쓴다면 최소한 3배는 더 빨리 볼펜을 동낼 것 같았습니다.

자그마치 일주일 넘게 이 불합리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 내가 돈을 더 써가면서까지 미니멀리즘을 고수해야 하나? 지금까지는 항상 돈을 아끼는 방향이었는데?

많은 반항심이 들었지만, 결국 저의 선택은 3색 볼펜을 사자! 였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저는 그 돈을 더 지불하고 제 필통 속 공간을 산 것이었어요.

볼펜 심지의 두께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제가 얻게 되는 넉넉한 필통 속 공간이 그것이지요.

3개의 볼펜이 하나로 합쳐졌으니 필기할 때 더 간편해진 것은 덤이고요.

늘 가성비~ 가성비~만 따져왔는데, 이런 신세계가... 돈으로 물건이 아닌 공간을 사다니요.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미니멀리즘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펼쳐냈던 귀여운 고민들이지만, 당시 큰 깨달음으로 다가왔답니다.

전 아직도 미니멀리스트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 삶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방향으로 미니멀리즘을 지켜나가고 싶어요.